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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살다 보면 어떤 날은 유독 길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 무게마저 감당해 낸 오늘의 여러분은 충분히 잘 해내고 계신 겁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초여름 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퇴근길 지하철 안, 사람들 얼굴에서는 하루의 노곤함이 묻어난다. 모두가 조용히 지하철의 덜컹거림을 느끼는 와중에 기관사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지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지하철을 자주 타는 사람이라면 가끔 이렇게 열차 기관사의 감성적 핸드폰연체조회 인 멘트를 듣곤 한다. ‘이번 역은 000역입니다’와 같은 정보 전달 방송이 대부분이지만 때로 우리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감성적인 말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울컥해지기도 한다.
5호선 영등포승무사업소(영등포구청역 인근)에서 2년째 근무 중인 이수현 기관사(30)는 이런 감성적인 말로 승객을 위로하는 기관사 중 한 명이다.
급전사채
서울교통공사 2025 최우수 방송왕에 선정된 이수현 기관사. 손인규 기자
이 기관사는 “대부분은 ‘서울교통공사는 항상 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시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오늘도 서울교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통공사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도의 짧고 직관적인 멘트를 한다”며 “그러다 출퇴근 시간처럼 승객도 좀 많고 시끄럽지 않은 역 구간에서는 생각해 두었던 감성방송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5호선 열차를 운행하는 이 기관사가 주로 감성방송을 하는 구간은 화곡역에서 까치산역 사이다. 이 기관사는 “이 구간은 조용하기도 하고 20초 정도 은행직장인대출 멘트를 들려드리기 적당한 거리”라며 “다만 보통 승객분들이 지하철에서 조용히 가고 싶어 하시기도 해 감성 방송을 하는 게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만난 이 기관사는 저음에 차분한 음성으로 듣는 이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차분하고 편안한 목소리 덕분인지 이 기관사는 지 신용카드 결제일 연체 난 12일 서울교통공사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는 ‘최우수 방송왕’ 대회에서 최우수 방송왕으로 선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3000여명의 기관사 중 15개 승무사업소에서 각 1명씩 선정된 참가자를 선발해 이론과 실기 평가를 거쳐 ‘최우수 방송왕’을 뽑고 있다.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2명을 뽑는데 이 기관사는 1등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기관사는 이론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와 실기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이 기관사는 시장 표창 추천 및 포상금을 받는다.
이 기관사는 “앞서 근무했던 2호선 차장 시절 환승 혼잡역에서 ‘승하차 시 주의하시라’고 방송을 했는데 어떤 승객이 친절하게 방송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칭찬 민원을 받았다”며 “그다음부터는 안내 방송을 할 때 좀 더 친절하게 신경 써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거의 매일 지하철을 타지만 그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를 마주칠 일은 드물다. 대부분은 열차 내 방송을 통해서만 접하게 된다. 서울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기관사들의 삶은 어떨까.
우선 기관사들은 근무지인 해당 승무사업소로 출근해 배정된 열차 번호와 근무 시간을 전달받는다. 이 기관사는 “받은 운행 시간표를 갖고 운용부장에게 가서 일종의 출근 점호를 받는다”며 “점호를 받으면서 그날의 특이사항과 주의사항, 예를 들어 어떤 구간이 공사 중이니까 서행으로 가라든지 등을 전달받는다”고 말했다.
이수현 기관사가 영등포승무사업소에 출근해 음주 측정을 하고 있다. 이는 모든 기관사가 출근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다. 손인규 기자
철도안전법에 따라 출근과 함께 음주 측정도 필수로 받고 있다. 이렇게 본인의 업무 내용을 숙지하고 나면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영등포구청역으로 간다. 그리고 열차 맨 앞 칸 운전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본인에게 배정된 열차가 도착하면 이전 근무자와 교대 후 열차를 운행하게 된다.
이 기관사는 “오늘은 주간 근무여서 열차를 마천역까지 운행했다가 다시 방화역을 다녀오는 코스”라며 “그리고 조금 쉬었다가 다음 배정받은 열차를 운전한 뒤 오후 5시쯤 퇴근하는 일과”라고 말했다.
반면 야간 근무일 때는 막차 차량을 끌고 차량기지까지 간다. 거기서 숙직을 한 뒤 다음 날 첫차를 끌고 나와 영등포구청역에서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고 퇴근한다.
근무 공간이 지하이다 보니 답답한 측면은 없을까. 이 기관사는 “매일 똑같은 장면, 그것도 컴컴한 터널들을 지나다 보면 우울감이 없을 수는 없다”며 “하지만 업무가 끝나고 나면 철저히 개인 시간이 보장된다. 그 시간에 취미 활동 등으로 우울감을 날려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자체가 내가 할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람 스트레스도 없어 저처럼 혼자 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는 성향의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 기관사는 기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지내 온 5년의 시간에 100% 만족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기관사는 군 복무 시절 헬기 부대에서 근무하며 옆에서 지켜본 헬기 조종사에 매료됐다. 처음에는 헬기 조종사가 될까도 했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지하철 기관사가 되기로 결정했다. 제대 후 일반인 대상 철도면허 교육 기관에서 기관사 자격증을 딴 뒤 서울교통공사에 지원해 지난 2020년 입사했다.
지하철은 매일 같은 구간을 반복 운행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하루하루가 같지 않고 다양하다. 어떤 날은 응급환자가 발생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지하철 시위나 사고가 발생해 특정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기관사가 일하는 5호선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돌발상황에 기관사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이 기관사는 “정기적으로 지하철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대처 훈련을 받고 있다”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에 모셔다드리는 것이기에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초동 대처를 한 뒤 열차를 늦지 않게 운행 재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최고 방송왕에 선정된 이 기관사는 다음으로 최우수 기관사 선발 대회에서도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방송왕을 넘어 최우수 기관사로 영등포승무사업소의 자랑거리가 되겠다는 포부다.
이 기관사는 “승객분들이 집과 일터를 오고 가는 동안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지하철”이라며 “이런 공간에서 저희 기관사들이 들려드리는 격려의 메시지를 들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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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7-0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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