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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7일(현지시간)부터 일부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을 통보하되 발효는 8월 1일부터 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 내에선 일단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협상 시한이 당초 8일에서 3주가량 사실상 연장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스톱 쇼핑’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앞세워 각각 안보와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투트랙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일단은 ‘성실교섭자’ 지위를 획득해 1차 씨티은행 전세자금대출 서한을 받지 않는 게 목표다. 이후 사실상의 새 유예 기간인 다음 달 1일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내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일정 조율에도 주력하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서한을 보내오더라도 발효 시기가 8월 1일이라면, 사실상 3주 더 관세 부과가 유예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관세 서한 발송 대 긁는복권 상국에 들지 않는 게 최우선 순위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한숨 돌렸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관세는 8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부터 12∼15개국에 상호관세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권 이양기가 길어지면서 관세 협상에 진전이 더뎠던 한국으로선 급한 불은 끈 기업은행프로젝트파이낸싱 셈이 됐다.
위 실장은 여 본부장이 미국에 도착한 지 하루 뒤인 6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는 등 관세 유예 시한 만료 전 ‘성의 표시’에 열중하고 있다. 위 실장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갑자기 취소되자 급히 방미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적인 관세 협상의 틀 안에서 여 본부장은 통상 실무에 대한 협상을, 위 실장은 공기업 공무원 안보와 관련된 사안을 미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안보를 뒤섞은 ‘원스톱 쇼핑 패키지 딜’을 원하는 만큼, 투트랙 협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위 실장은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조정, 조선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등을 루비오 장관과 논의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미원자력협정 신용평가회사 을 개정하는 내용이 우리 측 요구사항에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협상의 1차 목표는 성실교섭자 지위를 획득해 1차 관세 서한 발송 대상국에 들지 않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사실상 관세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며 “여 본부장에 이어 위 실장까지 방미함으로써 관세 협상에 대한 우리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불발됐던 한·미 정상회담을 이르면 이달 중 개최할 수 있게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위 실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도 곧 미국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미국 특사단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친명(친이재명)계 김우영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 산업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4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미국 입항 수수료를 중국에만 부과하고 한국은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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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7-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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